오소마츠/장형마츠 죽었으면
푹찍푹찍푹찍
칼로 쑤실때마다 피가 끈적끈적끈적
죽으면 어디로 가는걸까?
뱃속을 휘적휘적휘적
통증은 없어. 아프지 않아.
텅 빈 눈, 어둠을 보는 눈.
-오소마츠는 웃었다.
식칼 한자루를 쥐고 마구잡이로 제 배를 쑤시는 손짓에 망설임은 없다.
쑤걱쑤걱 질척질척
생리적 반발작용에 구토가 치밀어 죄다 토했지만
조각난 내장과 떨어진 피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네.-
키득키득 키득 키득키득
칼을 뽑자 엉망으로 쑤셔진 배때기에서 이것저것 흘러넘쳐
손바닥을 쫙 펴 참방참방참방.
다다미가 원래 빨간색이던가?
예쁘다.
싱글싱글 미소지어
칼로 뚫린 구멍 안으로 양 손을 집어넣고 막 웃는다.
속에서 죄다 끄집어 내.
아프지 않아.
기분 좋아.
아프지 않아.
기분 좋아!
기분 좋은게 멈추지 않아!
매 순간이 절정같아.
기뻐. 난 기뻐하고 있는거야.
턱.
그 순간 누군가에게 뒷덜미가 잡혀 당겨져
손이 구속됐어.
뭐야? 뭘 하는거야?
괜찮아. 괜찮아.
기분 좋아.
어지러워.
죽은거야?
"오소마츠---"
꺌꺌꺌..
죽을 새끼 이름은 왜 부른다냐.
내장 더 뽑고싶어.
무서워.
죽어가는 동안 죽음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제발 마저 기분 좋게 해줘
"흐으. 흐으 흐으.."
이 거지같은 울음소리는 나야?
내가 내는거지?
아 제발.
기분 좋게 보내줘.
흔들흔들흔들
마구 흔들리는 몽롱함 속에 피어난 단 하나의 색.
예쁜 파랑.
쭉 갖고 싶었어.
그래도 안돼.
이제 나는..
한심해.
마지막엔 결국 우는구나.
텅 빈 눈 밑바닥에 간신히 늘러붙어 있던 생기도 사라졌어.
영혼은 떠났고, 피바다 위 산란된 내장만 남았어.
새파란 후드티는 마치 어느날 장남같아.
새빨간 노을빛.
예쁜 색. 마음에 꼭 들어차는 색.
카라마츠는 울었어.
아니면 웃었나?
하나뿐인 저의 형은 너무나 우습고 미련했거든.
마음을 전할 기회도 없었어.
외칠 기회도 잡을 기회도 없었어.
아니다.
아닌가?
이젠 모르겠어. 정말이야.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구할 기회가 있었을까?
거기서 카라마츠가 확실히 알 수 있는건 단 하나였어.
적어도 기회가 있다는 가설을 세운다면,
열쇠를 가진건 자신이었다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