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칱팿
마감병말기 토끼씨♥
2019. 9. 26. 00:30
끼긱...끽..
거친 금속음이 들린다.
차갑고 축축한 땅의 질감.
결코 정상적인 곳은 아닐거 같은데.
팔다리에 낮선 이물감이 느껴진다.
무겁고, 차갑다...
치트는 잠에서 막 깬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사무실도 아니었고 게임 내부도 아니었다.
다른 곳.
어딘가 이질된 장소.
그것만이 치트가 확신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팔과 다리를 단단하게 묶은건 수갑같은데 아주 두꺼웠고, 무거웠으며 그가 힘을 줘봐도 결코 풀리지 않을 구조로 되어있었다.
하긴, 어느 인간이 쇠로 된 수갑을 힘으로 부술수 있겠냐만은..
치트는 곧 자신의 선배를 떠올렸지만 아무리 패치라 하더라도 그건 무리겠지.
피부에 닿는 선뜩한 바람으로 봐서 여긴 바깥이 분명한데..
치트는 절그럭거리는 소릴 애써 무시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무거운 수갑의 무게에 몇번 휘청였지만 간신히 균형을 잡고나자 좀 더 침착해진 치트는 발을 끌다시피하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차가운 바람이 점점 피부에 닿고 있었다.
이 앞이 출구인가?
"하여튼..유치한 놈이라니까.."
그때 처음으로 낮선 목소리가 들렸다.
지나치게 기분나쁜 기계음.
치트는 고개를 돌렸지만 허공에서 들리는 기계음의 방향은 가늠하기 어려웠다.
식은땀이 뚝 떨어지자 목소리는 이제 즐거운 듯 웃고 있다.
"완벽한 사람! 완벽한 절망! 당신이 이때까지 뭘 해왔는지 잘 알지. 당신이 이때까지 뭘 바래왔는지 잘 안다고!
나도 당신 밑에서 그걸 배웠고, 당신 옆에서 그걸 들었어.
그럴때마다 당신에게 이걸 시험해보고 싶어서 어찌나 근질거리던지.."
치트가 허공을 노려보는 동안 목소리는 점점 더 신나 지껄이기 시작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해마지않던 패치는 당신이 죗값을 치루길 바랬지.
어떤 죄인도 정당화 될 수 없고 그 죄의 값을 치루어야 한다고 말이야..
고리타분한 소리지. 그래서 당신도 이렇게 살아있는거잖아?
그거 하나는 감사해. 내가 즐길 거리를 만들어줬어.
내가 여지를 준거야..
그러니, 내가 이 짓을 하려면 지금밖에 없어.
당신 손과 발을 묶은게 뭔거같아? 단순한 금속? 그럴리는 없겠지?
그 유능한 치트가, 그렇게 간단히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어?"
목소리는 점점 고조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건 거의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그건 세상 무엇도 벗겨낼 수 없는거야. 물론 나도. 하지만 그걸 평생 당신 손발에 묶어둘건 아니라고.
내가 뭘 할건지 알겠어?
하지만..난 당신과 같아.
난 완벽을 원해.
당신이 비명지르게 두진 않을거야.
그러니까 어서 마지막 말을 해봐,
완벽을 평생 뛰쫓아 그늘에 숨어있던 루저의 말을 들어보게 해달라고."
치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허공을 노려보며 혀를 지긋이 깨물뿐이었다.
모든게 헛짓거리라고, 목소리의 주인이 얻게될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하는 듯이.
울리는 변조음 너머에서 헛웃음이 가볍게 들린다.
"하, 유치함의 밑바닥을 보여줄땐 언제고. 좋아. 좋아..그럼.."
마이크의 목소리가 잠시 끊기고, 어두운 공간에 달큰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치트가 나갈 수 있을거라 믿었던 곳은 단지 바람이 들어오는 환풍구였고,
애초부터 여긴 외부와 연결되지도 않은 공간이었던 것이다.
달큰한 냄새는 점점 짙어졌다.
치트의 시야가 점점 흔들리고, 숨을 참아도 저절로 헐떡이게 되는 폐는 그 가스를 자신의 속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제 치트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환풍기의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그 앞에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냥 마비가 되는거 뿐이야. 통증은 그대로지.
하지만 혀도, 시신경도 마비가 되서...눈을 제대로 깜빡이거나 말하는건 못할걸?
자 그럼..이제 즐겨봐,"
그리고 마이크에서 흘러나온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치트의 수갑에 작은 빛이 들어왔다.
처음엔 그저 작은 전구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지옥의 시작이었다.
거기서부터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치트는 입술을 거칠게 씹으며 몸을 움찔거렸다.
손목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얼마안가 피가 터지기 시작했다.
치트는 덜그덕 몸을 일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렸지만 거기선 비명이 아니라 슉슉거리는 호흡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작은 레이저는 치트의 손목살을 점점 지지며 저며갔다.
피가 계속 터졌고, 달콤한 마취약 향기에는 철분과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섞여 있었다.
생리적인 눈물이 뚝뚝 떨어져 치트가 몸을 앞으로 웅크린 순간,
칙--
"---!!!!----!!!"
예고도 없이 발목에서 격통이 달렸다.
레이저와는 다른 격통.
수갑 안쪽에서 돋아난게 분명한 미세한 톱날들이 치트의 발목 위를 왕복하며 살갖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
벌어진 입가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고 일그러진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지나친 고통에 대항하듯 몸이 내보낸 소변은 치트의 바지 앞섬을 살짝 적셨고,
바닥에서 계속 바르작거리며 숨을 토하던 치트는 이윽고 다른 의미로 떨기 시작했다.
벌어진 입에서 힉힉거리는 웃음이 튀어나왔다.
바닥에서 미친듯이 몸을 비틀면서 치트는 뒤집어진 동공으로 벗어던질 수도 없는 수갑 내부의 고통에 미쳐간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바람빠진 숨소리가 계속 들리고,
점점 더 많이 흘러내린 피가 치트의 드러누운 등어리에 고이기 시작했다.
치트는 이제 벽을 향해 머리를 박고 있었다.
숨소리가 점점 멎어가고..
움찔움찔 떨리는 몸에 엉망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한 치트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이나 무너진 몸을 추스릴 생각도 사라진 듯 넋이 거의 빠져있었다.
타는 냄새가 이제 못 참을정도로 지독해졌다.
치트는 제 손목과 발목이 거의 떨어져 나감을 느꼈고,
곧 걷잡을 수도 없이 토사물이 위장에서부터 솟구쳐 바닥으로 쏟아졌다.
도를 넘은 고통에 잔경련을 일으키는 몸은 치트의 마비된 혀 대신 비명을 지르듯 계속 그렇게 떨리고 있었다.
더이상 마이크에서는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치트가 다시 토해낸 위액 옆으로 철퍼덕 쓰려저 눈을 뒤집을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타는 냄새는 치트가 느끼기엔 질식할 정도로 충만했고
발목에서 들리는 카각카각 낮은 마찰음은 이제 톱날이 뼈를 갈고 있음이 분명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치트의 눈은 뒤집어지기 직전이었지만,
머리를 찍어내리는 탓에 의식은 끊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쳐박고 쓸었는지 이마는 발갛게 달아올라 찰과상과 함께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치트는 제 얼굴에 닿는게 피인지 눈물인지 침인지 땀인지 그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덜거덕.
쿵.
무거운 뭔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그 무거운 뭔가는 자신의 발목이리라.
치트는 팔을 움직여 절그덕 소리가 들리는지 보려고 했으나, 그것도 곧 헛수고라는걸 깨달았다.
팔이 움직이는지 아니면 단지 고통에 차서 아직도 잘리는 중인지 멍한 머리로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절하지 않은게 마지막이었다.
그게 치트가 짜낸 마지막 기력이자 반항이었다.
이제 헐떡이던 숨은 무호흡과 가깝게 진정되어 있었고 치트는 힘없이 바닥에 늘어져 충만한 피냄새를 호흡했다.
마이크에서 작은 잡음이 들렸지만 그뿐이었다.
아마 이 일을 벌인 범인은 자신을 이 곳에 영원히 가둬놓을 작전이라도 가지고 있는것일까..
희미하게 흔들리는 의식 속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거 같았다.
단 한번도 순수하게 존경해본적이 없는 제 직속상관이자 선배의 목소리였다.
착각이 분명하겠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도 패치같아 마지막에 치트는 결굿 웃고 말았다.
그 목소리에는 어떠한 걱정과 불안도 담겨있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죗값을 치루지 않고 도망갔다고 생각해,
그 죄인을 찾는 듯 한 사무적인 감정만 담겨있을뿐.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의 옆에서 그걸 쫓아왔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자다.
"왜냐면..저는..."
결국..단한번도....
"당신에게..완벽한 절망을...그 비슷한 감정조차...지급하지..못했으니까..."
의식이, 멀어져갔다.
거친 금속음이 들린다.
차갑고 축축한 땅의 질감.
결코 정상적인 곳은 아닐거 같은데.
팔다리에 낮선 이물감이 느껴진다.
무겁고, 차갑다...
치트는 잠에서 막 깬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사무실도 아니었고 게임 내부도 아니었다.
다른 곳.
어딘가 이질된 장소.
그것만이 치트가 확신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팔과 다리를 단단하게 묶은건 수갑같은데 아주 두꺼웠고, 무거웠으며 그가 힘을 줘봐도 결코 풀리지 않을 구조로 되어있었다.
하긴, 어느 인간이 쇠로 된 수갑을 힘으로 부술수 있겠냐만은..
치트는 곧 자신의 선배를 떠올렸지만 아무리 패치라 하더라도 그건 무리겠지.
피부에 닿는 선뜩한 바람으로 봐서 여긴 바깥이 분명한데..
치트는 절그럭거리는 소릴 애써 무시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무거운 수갑의 무게에 몇번 휘청였지만 간신히 균형을 잡고나자 좀 더 침착해진 치트는 발을 끌다시피하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차가운 바람이 점점 피부에 닿고 있었다.
이 앞이 출구인가?
"하여튼..유치한 놈이라니까.."
그때 처음으로 낮선 목소리가 들렸다.
지나치게 기분나쁜 기계음.
치트는 고개를 돌렸지만 허공에서 들리는 기계음의 방향은 가늠하기 어려웠다.
식은땀이 뚝 떨어지자 목소리는 이제 즐거운 듯 웃고 있다.
"완벽한 사람! 완벽한 절망! 당신이 이때까지 뭘 해왔는지 잘 알지. 당신이 이때까지 뭘 바래왔는지 잘 안다고!
나도 당신 밑에서 그걸 배웠고, 당신 옆에서 그걸 들었어.
그럴때마다 당신에게 이걸 시험해보고 싶어서 어찌나 근질거리던지.."
치트가 허공을 노려보는 동안 목소리는 점점 더 신나 지껄이기 시작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해마지않던 패치는 당신이 죗값을 치루길 바랬지.
어떤 죄인도 정당화 될 수 없고 그 죄의 값을 치루어야 한다고 말이야..
고리타분한 소리지. 그래서 당신도 이렇게 살아있는거잖아?
그거 하나는 감사해. 내가 즐길 거리를 만들어줬어.
내가 여지를 준거야..
그러니, 내가 이 짓을 하려면 지금밖에 없어.
당신 손과 발을 묶은게 뭔거같아? 단순한 금속? 그럴리는 없겠지?
그 유능한 치트가, 그렇게 간단히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어?"
목소리는 점점 고조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건 거의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그건 세상 무엇도 벗겨낼 수 없는거야. 물론 나도. 하지만 그걸 평생 당신 손발에 묶어둘건 아니라고.
내가 뭘 할건지 알겠어?
하지만..난 당신과 같아.
난 완벽을 원해.
당신이 비명지르게 두진 않을거야.
그러니까 어서 마지막 말을 해봐,
완벽을 평생 뛰쫓아 그늘에 숨어있던 루저의 말을 들어보게 해달라고."
치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허공을 노려보며 혀를 지긋이 깨물뿐이었다.
모든게 헛짓거리라고, 목소리의 주인이 얻게될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하는 듯이.
울리는 변조음 너머에서 헛웃음이 가볍게 들린다.
"하, 유치함의 밑바닥을 보여줄땐 언제고. 좋아. 좋아..그럼.."
마이크의 목소리가 잠시 끊기고, 어두운 공간에 달큰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치트가 나갈 수 있을거라 믿었던 곳은 단지 바람이 들어오는 환풍구였고,
애초부터 여긴 외부와 연결되지도 않은 공간이었던 것이다.
달큰한 냄새는 점점 짙어졌다.
치트의 시야가 점점 흔들리고, 숨을 참아도 저절로 헐떡이게 되는 폐는 그 가스를 자신의 속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제 치트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환풍기의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그 앞에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냥 마비가 되는거 뿐이야. 통증은 그대로지.
하지만 혀도, 시신경도 마비가 되서...눈을 제대로 깜빡이거나 말하는건 못할걸?
자 그럼..이제 즐겨봐,"
그리고 마이크에서 흘러나온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치트의 수갑에 작은 빛이 들어왔다.
처음엔 그저 작은 전구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지옥의 시작이었다.
거기서부터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치트는 입술을 거칠게 씹으며 몸을 움찔거렸다.
손목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얼마안가 피가 터지기 시작했다.
치트는 덜그덕 몸을 일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렸지만 거기선 비명이 아니라 슉슉거리는 호흡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작은 레이저는 치트의 손목살을 점점 지지며 저며갔다.
피가 계속 터졌고, 달콤한 마취약 향기에는 철분과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섞여 있었다.
생리적인 눈물이 뚝뚝 떨어져 치트가 몸을 앞으로 웅크린 순간,
칙--
"---!!!!----!!!"
예고도 없이 발목에서 격통이 달렸다.
레이저와는 다른 격통.
수갑 안쪽에서 돋아난게 분명한 미세한 톱날들이 치트의 발목 위를 왕복하며 살갖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
벌어진 입가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고 일그러진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졌다.
지나친 고통에 대항하듯 몸이 내보낸 소변은 치트의 바지 앞섬을 살짝 적셨고,
바닥에서 계속 바르작거리며 숨을 토하던 치트는 이윽고 다른 의미로 떨기 시작했다.
벌어진 입에서 힉힉거리는 웃음이 튀어나왔다.
바닥에서 미친듯이 몸을 비틀면서 치트는 뒤집어진 동공으로 벗어던질 수도 없는 수갑 내부의 고통에 미쳐간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바람빠진 숨소리가 계속 들리고,
점점 더 많이 흘러내린 피가 치트의 드러누운 등어리에 고이기 시작했다.
치트는 이제 벽을 향해 머리를 박고 있었다.
숨소리가 점점 멎어가고..
움찔움찔 떨리는 몸에 엉망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한 치트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이나 무너진 몸을 추스릴 생각도 사라진 듯 넋이 거의 빠져있었다.
타는 냄새가 이제 못 참을정도로 지독해졌다.
치트는 제 손목과 발목이 거의 떨어져 나감을 느꼈고,
곧 걷잡을 수도 없이 토사물이 위장에서부터 솟구쳐 바닥으로 쏟아졌다.
도를 넘은 고통에 잔경련을 일으키는 몸은 치트의 마비된 혀 대신 비명을 지르듯 계속 그렇게 떨리고 있었다.
더이상 마이크에서는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치트가 다시 토해낸 위액 옆으로 철퍼덕 쓰려저 눈을 뒤집을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타는 냄새는 치트가 느끼기엔 질식할 정도로 충만했고
발목에서 들리는 카각카각 낮은 마찰음은 이제 톱날이 뼈를 갈고 있음이 분명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치트의 눈은 뒤집어지기 직전이었지만,
머리를 찍어내리는 탓에 의식은 끊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쳐박고 쓸었는지 이마는 발갛게 달아올라 찰과상과 함께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치트는 제 얼굴에 닿는게 피인지 눈물인지 침인지 땀인지 그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덜거덕.
쿵.
무거운 뭔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그 무거운 뭔가는 자신의 발목이리라.
치트는 팔을 움직여 절그덕 소리가 들리는지 보려고 했으나, 그것도 곧 헛수고라는걸 깨달았다.
팔이 움직이는지 아니면 단지 고통에 차서 아직도 잘리는 중인지 멍한 머리로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절하지 않은게 마지막이었다.
그게 치트가 짜낸 마지막 기력이자 반항이었다.
이제 헐떡이던 숨은 무호흡과 가깝게 진정되어 있었고 치트는 힘없이 바닥에 늘어져 충만한 피냄새를 호흡했다.
마이크에서 작은 잡음이 들렸지만 그뿐이었다.
아마 이 일을 벌인 범인은 자신을 이 곳에 영원히 가둬놓을 작전이라도 가지고 있는것일까..
희미하게 흔들리는 의식 속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거 같았다.
단 한번도 순수하게 존경해본적이 없는 제 직속상관이자 선배의 목소리였다.
착각이 분명하겠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도 패치같아 마지막에 치트는 결굿 웃고 말았다.
그 목소리에는 어떠한 걱정과 불안도 담겨있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죗값을 치루지 않고 도망갔다고 생각해,
그 죄인을 찾는 듯 한 사무적인 감정만 담겨있을뿐.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의 옆에서 그걸 쫓아왔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자다.
"왜냐면..저는..."
결국..단한번도....
"당신에게..완벽한 절망을...그 비슷한 감정조차...지급하지..못했으니까..."
의식이, 멀어져갔다.